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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ㆍ신창용ㆍ에릭 루, 삼인 삼색의 쇼팽 선보여
[후기] 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ㆍ신창용ㆍ에릭 루, 삼인 삼색의 쇼팽 선보여
  • 최건 기자
  • 승인 2019.11.1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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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 에릭 루, 신창용(왼쪽부터)

지난 11월 9일(토)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쇼팽 서거 170년을 기리기 위해 세 명의 라이징 피아니스트인 케이트 리우ㆍ에릭 루ㆍ신창용이 모였다.

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와 에릭 루는 조성진과 함께 지난 201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이하 쇼팽 콩쿠르)에서 각각 3, 4위로 입상했다. 이러한 두 명의 피아니스트와 친한 친구이자 같은 커티스음악원 출신으로 한국의 젊은 거장 신창용이 한자리에 모여 쇼팽의 작품을 연주한 이번 연주회는 굉장히 특별했다.

​이들은 '오마주 투 쇼팽'이라는 제목으로 쇼팽의 '왈츠', '마주르카', '발라드', '스케르초'를 연주하며 오직 쇼팽의 레파토리를 삼인 삼색으로 구성하였다. 몽환적인 연주로 매력을 사로잡는 케이트 리우, 우수에 젖은 사색적 그리고 따뜻한 음색의 에릭루, 맹렬하고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신창용의 연주와 함께 해설자 김문경의 재미있고 유쾌한 설명이 덧붙여지면서 조금은 긴장된 연주회장이 금방 편안해지고 웃음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울림과 잔향이 멀리 입체적으로 퍼지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되었는데, 롯데콘서트홀 특유의 잔향과 분위기가 쇼팽의 음악과 매우 잘 어우러졌다.

 

▲오마주 투 쇼팽 현장

한국인 최초 미국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의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경쾌한 오스트리아의 민속춤인 왈츠(오스트리아 바이에른 지방에서 유행한 민속춤) Op.34 No.1와 Op.42 No.5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타건이 날렵하고 곡의 스케일을 크게 가지며 강약을 조절하였으며, 관중들의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주였다. 날렵하지만 맹렬한 터치 그것과 부드러운 레가토와 함께 갔다. 앞으로 이 연주자가 어떠한 음악적 길과 성숙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그다음 시작된 쇼팽의 프렐류드 13번부터 24번까지는 피아니스트 에릭 루가 연주했다. 해설가 김문경은 바흐 프렐류드부터 설명을 해주어 음악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연주를 한층 자세하고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에릭루의 음악 세계는 놀라웠다. 우수에 젖은 표정과 매우 섬세히 피아노를 눈물을 흘리듯 때론 눈물을 닦아주는 그러한 음색, 포르테와 피아노 어떤 다이내믹을 연주하여도 에릭루의 음악에는 울림이 함께한다. 그러한 연주는 매우 감성적이고 지성적이었던 매우 고독하고 사색적이었던 쇼팽의 삶이 오버랩 되었다. 쇼팽 콩쿠르 4위 그리고 리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는 에릭 루의 음악 길도 기대가 된다.

▲오마주 투 쇼팽 현장

마지막으로 쇼팽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마주르카이다. 마주르카란 폴란드의 민속춤으로 폴란드인의 정서가 많이 들어가 있으며, 프랑스에서 오랜 생활을 한 쇼팽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다. 쇼팽은 조국 폴란드를 향한 사랑이 매우 컸으며, 마주르카의 리듬을 순수예술로 표현하는 것에 아주 많은 시간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그의 마주르카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쇼팽의 깊은 정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설가 김문경의 말대로 바닥이 미끄러운 곳에서 추는 왈츠와는 다르게 마주르카는 일반적인 길에서 추는 춤이었기에 왈츠처럼 둥글고 끈적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이 연주를 많은 사람이 기대한 이유는 쇼팽 콩쿠르 입상과 동시에 마주르카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가 이 작품들을 연주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발라드 1번을 연주하고 이어 마주르카 Op.59 세 곡을 연주하였는데, 심사위원들의 주목과 많은 음악 팬들에게 이목을 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는 끈적하고 한없이 우아하며 터치는 외향적이지만 나오는 잔향을 오래 들으면서 연주하였다. 또한 그는 해설가 김문경의 말대로 그야말로 "느낌 있게"의 끝을 보여주며 테크닉과 음악성이 조화가 되면 음악의 매우 깊고 깊은 감정선을 느끼게 해주었다.

앞서 연주된 조금은 독창적으로 들렸던 발라드 1번은 이러한 케이트 리우의 마주르카를 들으니 내심 그녀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순간순간을 오래 느끼며, 모든 한음 한음에 의미를 깊게 둔 케이트 리우 특유의 연주는 그야말로 쇼팽의 여리고 깊은 감성을 떠오르게 했다.

​나는 이번 연주회를 통해 세 명의 연주로 한 작곡가 안에 삼인 삼색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이 바로 피아니스트 더 나아가 모든 음악가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악보에 그려진 음악이라 할지라도 사소하게 다르게 해석되는 것, 그리고 무의식중에 흐르듯 나오는 음악성 그것은 모든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 개개인은 모두 다르듯이 나와 같은 관객들은 연주자 각자의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느끼며 즐거워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에 피아니스트는 한두 명이면 충분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