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박해수, 왜 청춘들 추격했나…윤성현 감독이 밝힌 '사냥의 시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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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박해수, 왜 청춘들 추격했나…윤성현 감독이 밝힌 '사냥의 시간'(종합)
  • 장아름 기자
  • 승인 2020.04.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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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 이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2011년 개봉작인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영화계 신인상을 모두 휩쓸었던 윤성현 감독이 9년만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장르영화다. 윤 감독 스스로도 대사와 서사에 집중했던 '파수꾼'과 달리, "당시보다 10배는 힘들었다"는 고백을 통해 장르영화 시도가 쉽지 않았던 도전이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영화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출연한다. 이제훈 박정민과는 '파수꾼'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 공개 이후 호불호로 반응이 갈리기도 했다. 불친절한 서사에 대한 개연성을 지적하는 반응도 있었고,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이라는 볼거리가 주는 장르영화로서의 미덕을 호평하는 반응도 있었다. 윤 감독은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감사했고 '이렇게 보시고 계시구나' 했다. 의견 하나 하나 보면서 행복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 뉴스1

 

 

◇ 왜 '파수꾼'에 이어 또 다시 청춘을 그렸나

윤 감독은 '파수꾼'에 이어 또 한 번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연이어 그려낸 이유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개인적인 취향이 아무래도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이 녹아든 작품"이라며 "현 시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있으면 풍성해질 수 있다 생각한다. (청춘에 대한 화두는) 개인적인 취향의 영역이라 생각을 했고 그래서 그런 것을 해보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파수꾼'이 사회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개인화한 영화라면, '사냥의 시간'은 이를 장르화한 영화다. 개인화, 장르화의 차이였고 (청춘들에 대한 관점이라는) 시작점은 같았다"며 "생존 문제가 직결돼 있는 사람들의 마음의 메시지를 드라마라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큰 형태의, 장르 영화 속에서도 그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덧붙였다.

◇ 왜 '사냥의 시간'의 배경은 디스토피아·IMF인가

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당시 청년들 사이에서 한국사회를 지옥에 빗대서 표현하는 말이 유행했고 이는 청년들의 박탈감, 분노에서 시작된 용어라 생각했다. 생존에 대한 어떤 절박함들, 이런 것들을 장르적인 형태로 표현해보면 좋지 않을까 했다. 지옥에 빗댄 표현이었지만 영화를 통해 실제 지옥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했다. 절박한 생존에 대한 모습을 담는 게 재밌겠다 싶어 이야기를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감독은 "젊은이들이 느끼는 사회가 지옥 같다고 생각하니까 그걸 형상화 하자, 세계관 만들어보자 했다"며 "저도 IMF를 겪은 세대이다 보니까 좌절감과 시대가 갖고 있는 애환을 느꼈다. 이 부분을 정면으로 내세우고 싶지 않지만 저변에 갖고 가는 생각들은 갖고 가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극 중 배경을 디스토피아와 IMF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극 중 인물들은 화폐 가치가 폭락한 세상에 살고 있는데 다소 디테일하게 그려진 장면이 많았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여행으로 남미를 가본적이 있는데 그곳은 화폐 가치가 떨어져서 물 한병을 사더라도 지폐를 많이 낸다. 곳곳에 총소리가 들렸던, 여행하면서 느낀 경험들을 가져가다 보니까 IMF 때 기억, 화폐가치가 하락한 기억을 가져와서 지옥도 같은 세상을 형상화보자 했다.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이 녹아들어가지 않았나 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 뉴스1

 

 

◇ 한(박해수 분)은 왜 청춘들을 추격했나

청춘들을 추격하는 한(박해수 분)의 목적과 명분이 잘 설득되지 않은 탓에 다수 관객들은 그가 왜 청춘들을 추격하는지, 그는 누구인지 궁금해 했다. 윤 감독은 "영화에선 한이 신적인, 은유적인 존재로 보이길 바랐지 이해 가능하고 인간적인 인물로 보이길 바랐던 건 아니었다"며 "던져진 떡밥들로 유추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이 떡밥도 회수되기 위해 던져진 것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의 외형도 용병단의 모습에서 가져왔다"며 "파지법도 저 사람이 가진 능력치나 경험치가 반영돼 있었다. 수많은 전투를 거친 사람들의 특징들이 있는데 이들은 전투에서 승리한 후 전리품을 갖고 가기도 한다.그런 환경에서 인간은 전투성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고, 한도 전투를 통해 만들어진 인물이며 전투를 벗어나 살 수 없는 인물이라 봤다. 전장의 위험으로 다시 들어갈 필요가 없음에도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것이 (삶의) 의미가 돼버렸다. 살인 그외의 어느 것도 자극이 되지 않는 것이기도 한데, 단순히 살인에 의미를 둔 인물이라기 보다 전사로 봤을 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회수되지 않은 떡밥, 속편 염두에 뒀나

윤 감독은 결말에 대한 구체적인 서사를 제시하지 않아 속편을 염두에 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은 것인지 궁금증을 남기기도 했다. 한이 청춘들을 쫓는 이유, 한의 정체를 비롯한 관객들의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명 떡밥을 회수하는 영화들이 있지만 그 회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굉장히 의도적인 것"이라며 "영화의 본질적인 부분은 청년들이 느낀 '제한'이라는 것이었다. 과연 '이들이 어디까지 진실(부패세력, 비리 등)을 알 수 있을까' 싶더라. 극 중 인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 자체가 굉장히 제한 적이다. 거기서 개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화 역시도 청춘들의 제한적 관점에서 끝을 맺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감독은 "그렇다고 해서 떡밥으로 던져진 요소들이 (구체적인 결말을 관객이) 예측하기에 불가능한 요소들은 아니었다. 경찰이 나오고 VIP와 CCTV가 나오고 비리, 부패 세력과 결탁된 인물들 등…. 그런 요소들로 영화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해소돼야 했던 떡밥은 아니었다. 2탄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도 없다. 저는 이 영화가 완결된 영화로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