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② '#살아있다' 유아인 "'나혼산', 꽁꽁 싸매고 숨길 필요 없잖아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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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살아있다' 유아인 "'나혼산', 꽁꽁 싸매고 숨길 필요 없잖아요"(종합)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0.06.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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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의 절반 이상은 유아인의 '원맨쇼'로 이뤄진다. 눈을 뜨면 곧바로 온라인 게임 세계로 입장하는 유튜버 겸 게이머 준우. 그는 갑자기 닥친 재난 상황 속 고립감에 희망을 잃고 무턱대고 뛰쳐나가 좀비들과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아버지의 진열장에서 꺼내 마신 양주로 시름을 잊기도 한다. 어린아이처럼 철없이 해맑다가도 비관에 빠져 충동적인 선택을 하는 준우의 캐릭터는 배우 유아인의 몸을 입은 덕에 풍부한 감정 속에 생동하는 흥미로운 인물로 완성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진지하게 땅굴만 파는 건 재미없게 느껴진다"며 진지한 캐릭터와 작품에 매달렸던 20대 때와 달라진, 30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말했다. 성공 후 다가왔던 과도기를 재밌는 실험들을 하며 지나온 그에게 '#살아있다'는 분명 뜻깊은 작품이다. 젊은 입봉 감독과 함께 한 본격적인 장르물인데다 영화 홍보를 위해 '방구석 1열'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제는 목표를 그리지 않고 매순간 그려지는 그림을 수용하면서 편하게 가보자고 생각했어요. 저는 즉흥적, 자유로운 성향이지만 목표로 하는 바와 욕심, 욕망이 상당히 뚜렷한 편이었거든요. 지금은 그냥 가는 것 같아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스스로 관찰하고 느끼고 수렴하면서 진행되어 가는 것 같아요."

유아인은 또래 배우들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이고 빠르게 '아이콘'의 위치를 획득했다. 이 같은 성공의 원동력은 자신의 '나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뚝심에서 나왔다. 본질을 지키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길을 추구해왔기에 당당히 '선례'가 될 수 있는 삶. 배우 유아인의 1막은 이처럼 올바르고도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다.

현재 유아인은 영화 '#살아있다'의 개봉을 위해 홍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벌써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객 기근에 시달렸던 극장에 희망을 던져줄만한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영화를 위해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하는 등 이례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유아인과 영화와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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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계속>

-'나 혼자 산다' 예고편이 공개된 후 화제가 됐다. 대중이 생각하는 유아인은 사생활 공개를 안 할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먼저 말을 던져서 이렇게 됐다. '#살아있다' 촬영 중에 이런 영화의 이런 캐릭터라면 예능에도 출연할 수 있는 정도가 되겠다 싶더라. 너무 꽁꽁 싸매고 숨겨서 가야할 필요는 없겠다. 적극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어떤 지점을 함께 만들어 가볼만한 배역이고 그런 영화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 영화의 성격상 '나 혼자 산다'가 적절한 좋은 연결을 갖고 있다. 그쪽이 먼저 제안주신 것도 아니고 저희가 먼저 제안한 거였다.

-준우는 며칠간 밖에 안 나가고 머무른다. 실제 유아인이 집에 대해 갖고 있는 애착은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는 혼자여도 혼자가 아닌 느낌이었다. 친구도 많고 사람도 드나들었는데 이제는 많이 혼자 있게 됐다. 그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집에 온다는 친구들을 물릴 줄도 알게 되고 친구들을 불러서 밥 해먹이고 하는 일도 전보다 덜하고 혼자 있는 편안함, 자유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근 1년~2년 사이에 변화하고 있다. 혼자 있는 편안함이다. 나를 놓아버리는 느낌이다. 혼자 있어도 나를 완전히 놓지 않는 강박이 있었는데 지금은 편해질 때 놓아버린다.

-스스로 SNS를 잘 안 하고 주변과 연락을 잘 안 해서 주변인들에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얘기했었다. 요새도 연락이 잘 안 되는 편인가.

▶연락이 안 되는 건 요즘 일이 아니라 항상 있는 일이다. 휴대폰 알림이 여전히 없다. 최근에 애플 워치를 샀다. 이제 확인 정도는 하려고 한다. 내가 보고 싶을 때 보는 게 익숙해지고 그게 알려져서 편안한 부분이 있다. 술자리라든지 친구들 만나는 횟수는 정말 많이 없어졌다. 정말 반토막 이상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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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보고회 때부터 박신혜와 대화가 잘 됐다는 말을 했다. 둘 다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해 공감대 형성이 많이 된 건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공감대보다는 박신혜 배우에게서 느껴지는 어떤 경험치 같은 게 있었다. 나는 강하게 어필하고 주장하는 편인데, 박신혜가 그것에 끌려가지 않고 반대되는 의견을 아주 강하게 피력하고 힘있게 자기 주장을 펼쳐가면서 자신의 연기, 인물을 만들어가더라. 현장 촬영 중 가장 즐겁고 놀라웠던 순간이었다. 함께 하는 장면이지만 끌려가지 않고, 자신이 그걸 주도하고자 했다.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쉽게 꺾지 않는 태도 같은 것이 너무 반가웠다. 제작 현장에서는 그냥 져주는 사람이 좋은 게 아니고 함께 얘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이 훨씬 반갑다. 끌려가다가 뒤에서 욕하고 '싸가지' 없다고 하는 게 아니고.

-그런 태도에 많이 데인 듯한 느낌인데.

▶ 많이 데였다. 나는 열려있다. 어떤 말을 해도 좋다. 서로 오고 가야 좋은 것이다. 지레 겁먹고 상대를 센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아무 말 안 하고 다른 데서 욕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시도도 안 하고 자기 판단 속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다. 책임감을 느끼는 그런 것들도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박신혜는 십대 때와 달리 자신을 지키는 방법, 자신으로 현장에 존재하는 방법을 가진 훌륭한 배우가 됐다. 판단하고 마는 게 아니라 저런 배우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졌을까. 누구도 어떤 일을 십년 이상 하면서 일을 지켜내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일텐데 오랜 시간 버텨왔겠구나, 상상할 수 있었다. 또 십대 데뷔 시절에 만난 경험도 있고 하다보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유아인은 다른 사람에게 편견없이 다가가려고 하는 사람인가.

▶노력한다. 편견이 시작이다. 편견은 나쁜 게 아니라 편견 다음을 생각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인간이 가진 보수성, 진실성이 있다. 자신이 아는 것만큼 사는 게 인간이다. 다른 세상을 가고 한걸음 내딛는 게 인간이다. 양가적인 것 같다. 배우는 자기가 표현하는 만큼, 10명 20명, 30명의 얼마나 많은 인물을 표현하면서 살아야 하나. 이해해야 표현할텐데, 느껴야 표현할 건데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 못하고 편견을 갖는 것은 부자연스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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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살아있다' 준우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라면 술을 훨씬 빨리 마셨을 거다. 술병을 너무 늦게 깠다. 나보다 준우가 조금 더 순진한 인물이다. 엄마 아빠에게 다정다감하고 애틋하고, 귀여운 아들 같은 존재였을 것 같다. 나는 조금 더 일찍 놓아버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생각도 조금 했다. 반면에 내가 조금 더 치밀할 수 있었던 것은 물은 미리 받아놓지 않았을까. 그런 정도다.

-영화에 불안한 지점이나 단점도 있을 것이다. 유아인이 생각했던 '#살아있다'의 불안한 지점은 무엇인가.

▶장점과 단점이 다르지 않다. 단점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 겹치는 부분 몇개만 얘기 하자면 많이 익숙할 장르물인데 이 안에서 인물을 다루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 극을 진행시키는 힘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장르적으로 서스펜스적인 효과를 만들 수 있겠지만 소수의 인물이 극을 마지막까지 힘있게 이끌어가고, 다른 장르물에 비해서 이들의 내면에 깊숙이 들어간다. 이건 단점이고 장점일 수 있는데 효과적으로 살아나면 장점이 될 수 있다. 장르물인 줄 알았는데 '시끌벅적함이 좀 모자라네' 할 수 있다. 다른 시도를 한다는 건 신선한 지점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되는 것이다. 나는 사실 내가 한 짓이라 불안하고 잘 모르지만, 다들 지루하지는 않았다 정도의 느낌을 가져주셔서 그것만으로도 큰 일부분의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돈을 '쳐바르지' 않아도 충분히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내) 출연료는 많이 받았지만. 더 돈 많이 들어가는 짓을 하고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까.

-강동원도 좀비 영화 '반도'로 곧 여름 시장을 공략한다. 강동원과 좀비 영화로 대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 향후 한달 정도는 '#살아있다'의 독과점이 예상돼 큰 걱정 없다. 말이 좋아 독과점이지 한국 영화 힘들고 개봉 시기를 잡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우리 영화가 초반 시도를 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정말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장르적인 특성에서 비슷한 점이 있겠지만 전혀 다른 영화일 것 같다. 전혀 다른 부분이 있는 영화여서 색다른 재미를 다른 방식으로 느껴주실 수 있지 않을까? 내 입장에서 관객들의 입장이 중요하니까, 다양하게 즐기시는 게 좋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지난해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통해 특별한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독립영화 '소리도 없이'에 출연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도들을 하면서 무엇을 얻었나.

▶아까 말씀드렸던 과도기가 찾아오면서 대중들이 느끼는 '저런 선택 왜하는 거지?' '왜 가 있지?' 하는 선택과 실험들, 도전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크게 배운 것은 '그냥 연기나 잘 하면서 살아야겠다'이지만…(웃음) 일부분 정말로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하게 와닿은 그런 경험이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현대적으로 끌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후배 배우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냥 이런 거 해도 돼' 하고 편한 기준이 생겼으면 했다. 우리에게는 선례가 너무 중요하다. 무엇인가를 시도할 때 어떤 사람이 이걸 했는지 안 했는지가 너무 중요하다. 그건 선택을 하는데 큰 힘이 되기도 하는 것 같지만 (나는 후배들이) 자유로운 배우로 살아나가길 원하는 바람이 크다. 자유롭기를 바란다. 연예계가 조금 더 재밌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은 10년전부터 들려드렸다. 내가 속한 곳이 좀 더 풍요롭고 재밌고 다양한 퍼즐로 이뤄진 아름다운 곳이었으면 좋겠다. 영화계, 연예계의 어떤 범주할 것 없이 작용하는 것 같다. 남이 하는 걸 눈치봐야 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인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도 괜찮아, 할 정도의 선례를 만들어갈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떳떳한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유아인에게 살아있다는 건 무엇인가.

▶ 오 마이 갓(Oh my god) 와우…(웃음) 살아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내가 좀비 같이 살아있었던 것 아닌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게 좀비 영화의 역할 중 하나다. 내가 살아있음을 알고 거기 감사함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지만 죽어있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좀비처럼 살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자신이 이룬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움을 느낄 때도 많을 것 같다.

▶자랑스러운 것보다 아쉬운 순간이 많다. 세상이 얼마나 나이에 집착하는지, 얼마나 인간의 능력치를 나이로 구분하는지…나는 비교적 성취가 있어 편안함이 있지만 누군가 판단할 때 나이로 판단하는 것, 성별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갑갑함이 있다. 인간의 개성, 능력치를 말갛게 바라보는 눈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일반화된 특성으로 창작자를 판단하고 사람을 판단하는 선입견이 거둬지는 현상이 적극적으로 벌어지면 좋겠다. 그 사람을 좋게 판단하기 위함이 아니라 소비의 주체, 관람의 주체로 더 정확하게 바라보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