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제257회 정기연주회 '라벨, 라 발스'를 오는 7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과 라벨, 두 작곡가의 대표작을 통해 그들이 개척한 새로운 음악적 미학을 조명한다.

공연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로, 1809년 나폴레옹 전쟁의 포성이 울리던 오스트리아 빈에서 작곡된 이 작품은 기존 협주곡 형식을 과감히 깨고 도입부터 피아노 독주를 등장시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자유와 존엄을 향한 정신을 드러내며,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영웅적이고 군사적인 색채를 담고 있다. 웅장한 구조 속 섬세함과 역동성이 잘 결합된 이 곡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로는 영국의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참여한다. 폴 루이스는 2010년 BBC 프롬스에서 베토벤 협주곡 전곡(1~5번)을 연주한 최초의 피아니스트로, 베토벤 해석에 있어 오늘날 가장 신뢰받는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별세한 거장 알프레드 브렌델의 수제자로서 그의 깊이 있는 해석과 정제된 연주로 호평을 받아왔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그의 음반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황제'를 실연으로 만날 수 있다.

라벨 탄생 150주년을 맞아, 이 연주회에서는 라벨의 음악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은 여명이 밝아오는 자연의 경이를 인상주의적인 음향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유려한 흐름과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 속에 고대 신화와 사랑의 회복이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반면 '라 발스'는 점차 해체되는 왈츠 형식과 우아함 속에 스며든 불협과 뒤틀림을 통해 전쟁 후 유럽 사회의 혼란과 불안을 암시하며, 자연과 조화의 이상을 노래한 이전 작품과는 달리, 라벨의 불안하고 아이러니한 시선을 담고 있다.

이처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두 작품은 라벨의 상상력과 폭넓은 음악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프랑스 음악 해석에 강점을 지닌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라벨의 감정과 다층적인 음향 세계가 한층 더 정교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베토벤과 라벨을 통해 격동의 시대를 지나며 변화와 혁신으로 자신만의 음악 언어를 확립한 두 예술가의 통찰을 따라가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257회 정기연주회 '라벨, 라 발스'의 예매 및 문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www.knso.or.kr) 또는 전화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