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음악이 대중문화를 넘어 학문적 논의의 장으로 공식 진입했다. 지난 6월 24일 서울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현대실용음악학회(The Society of Contemporary Music)의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국 실용음악 교수, 연구자, 산업 종사자 등 약 130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 실용음악의 학술적 정체성과 향후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 역사적인 출발점이 됐다.
학회는 팝, 재즈, 힙합, R&B, 록, 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아우르는 실용음악 전반을 학제적으로 연구하고 융합적 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음악 창작, 이론 분석, 교육, 기술, 산업, 공연 등 다층적인 영역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학회를 구성했다.
창립총회는 이병준 교수(홍익대)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양은주 교수(명지전문대)가 학회 설립의 추진 경과를 보고했다. 이어 장기호 교수(서경대), 박기영 교수(홍익대)의 축사가 이어졌고, 학회원들의 만장일치로 마도원 교수(동덕여대)가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마도원 회장은 “전국 50여 개 대학에서 활동 중인 실용음악 교수·강사·연구자들이 상호 소통하며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전문 학술단체로 키우겠다”며 “실용음악이 대중문화의 중심을 넘어 학문적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립을 기념하는 학술대회에서는 실용음악 창작과 이론, 산업 기술이 접목된 다채로운 발표와 공연이 이어졌다. 첫 순서로 KC Bridge(최우혁 Guitar, 박민선 Piano, 이준삼 Bass, 이도헌 Drum)의 연주가 무대를 장식했으며, 자작곡 ‘봄을 새우다’와 Jim Hall 편곡의 ‘The Way You Look Tonight’를 연주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영 대표(AnAI)가 ‘AI 음성기술을 통한 콘텐츠 현지화’를 주제로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이 실용음악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산업기술과 예술 창작이 만나는 접점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발표였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마도원 회장이 ‘실용음악 현대화성의 이해’라는 주제로 비기능화성(Non-functional chord)에 대한 분석과 현대 실용음악 교육에서의 화성 이론 방향을 논의했다.
학회는 오는 8월 30일 첫 번째 학술지를 발간할 예정이며, 논문 투고 마감은 7월 10일까지다. 이후에도 △정기 학술대회 개최 △전문 학술지 발간 △융합 콘텐츠 연구 △음악 산업 협력 프로젝트 발굴 △저작권·공연·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제 간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창립총회는 실용음악이 단순한 실기 중심 교육이나 산업 현장을 넘어 정책, 이론, 기술, 창작이 교차하는 복합적 학문 영역으로 자리 잡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현대실용음악학회는 향후 국내 실용음악 교육의 방향성과 연구 생태계 형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보다 자세한 정보는 학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