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한국문화원이 세계적 미술관 테이트 모던에서 열리고 있는 서도호 작가의 특별전 《서도호 – 집을 걷다》(Do Ho Suh – Walk the House)와 연계한 공공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현장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테이트 모던이 기획한 ‘제네시스 시리즈’의 일환으로, 영국에서 처음으로 서도호의 예술 세계 전반을 집중 조명하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서울, 런던, 뉴욕 등지에서 살아온 개인적 경험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온 서도호는 ‘집’이라는 공간에 얽힌 기억과 감정, 이동과 소속의 문제를 반투명한 천이라는 독창적인 재료로 풀어내며 국제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이번 전시는 그간의 대표작을 총망라하며, 관람객이 공간을 실제로 ‘걷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강한 몰입감을 유도한다.
지난 6월 21일, 문화원은 전시와 연계해 테이트 모던 스타 시네마에서 ‘서도호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토크는 작가의 작업세계, 예술적 영감, 그리고 ‘이동하는 삶’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정체성과 공간의 의미를 재구성하는지를 진지하게 풀어낸 시간이었다.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긴 여운 속에 자리를 쉽게 떠나지 않았다.
문화원 선승혜 원장은 “서도호의 작품에서 ‘집’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마음 깊숙한 ‘고향’에 대한 질문이 된다”며 “한국 현대미술이 감성적 미학을 통해 세계 미술계와 교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차재민 전시 담당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작품 안을 걷고 경험하는 체험형 전시’라는 점에서 예술과 관객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문화원이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테이트 모던은 이번 특별전을 약 6개월간 운영하며, 9월 중 두 번째 연계 프로그램을 예정하고 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테이트 모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추후 공개된다.
2024년 영국 미술계는 이미 이미래, 양혜규 등 한국 작가들의 개인전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역동성과 서사를 주목해왔다. 이어진 서도호 전시는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원은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이 세계 현장에서 동시대 관객과 깊이 있게 호흡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