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이 한국 가곡의 서정으로 물들었다. 지난 15일 열린 제12회 임긍수 가곡의 대향연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무대에서는 합창곡 4곡을 포함해 총 22곡이 연주되며, 한국 가곡이 지닌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서요한 애국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작사하고 임긍수 작곡가가 곡을 붙인 신작 가곡 ‘달빛 연가’가 초연돼 큰 관심을 모았다. 소프라노 박미자 교수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김이규)의 반주에 맞춰 선보인 이 작품은 서산의 노을, 달빛과 별빛을 배경으로 중년의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며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서 작사가는 “이 곡은 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중년은 추억을, 청년은 미래의 사랑을 떠올리길 바랐다”고 밝혔다. 임 작곡가는 “가사를 음악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한국적 자연 이미지를 선율과 반주에 담아냈다”며 “가곡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함께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무대에는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솔리데오합창단, 남성성악앙상블 라포엣이 함께했고, 소프라노 박미자·박현주·양귀비·홍예선, 테너 김충희, 바리톤 한경석·이승환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했다. 지휘는 김이규, 합창 지휘는 석성환이 맡았으며 사회는 채영신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살다보니 알게 됐네’, ‘봄나무들의 향기’, ‘늦가을 단풍나무’, ‘물 좋고 산 좋아’ 등 다양한 곡과 함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시에 곡을 붙인 ‘고목가’까지 연주돼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번 공연은 임긍수 작곡가 연주위원회가 주최하고 영음기획이 주관했으며, 우남네트워크, 애국문화예술재단, 청년이승만326플랫폼을 비롯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승만기념재단, 주요 기업과 교회 등이 후원에 참여했다. 김인성 우남네트워크 사무총장은 “이번 무대는 한국 가곡이 지닌 전통과 현대적 감성을 동시에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달빛 연가’와 같은 작품들이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며 세대와 세대를 잇는 문화유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향연의 화제가 된 ‘달빛 연가’는 지난 5월 임긍수 작곡가의 위촉으로 완성된 작품으로, 비바람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며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강조한다. 가을밤 롯데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한 편의 서정시를 감상한 듯 긴 여운 속에 공연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