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연주자 김은수가 오는 12월 7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독주회 ‘임동식 산조와 길닦음’을 연다. 이번 공연은 요절한 거문고 명인 임동식의 산조를 음원 자료에 근거해 전곡 재현하는 한편, 호남 지역 사령굿의 절차를 음악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무대로, 산조 연구와 굿 음악 탐구가 나란히 놓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연의 전반부는 임동식(1950~1982 추정)의 거문고 산조로 채워진다. 임동식 산조는 한갑득류와 신쾌동류 두 계보의 선율이 모두 드러나는 독특한 구성으로 알려져 있다. 임동식은 한갑득의 제자인 원광호에게 사사하며 짧은 기간 안에 전 바탕을 익힌 뒤, 두 계보의 가락을 모두 흡수해 자신만의 산조 세계를 구축한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되는 산조는 1986년경 입수된 테이프 음원을 토대로 한다. 해당 음원은 당시 목원대학교 이태백 교수가 확보해 학계에 소개했으며, 이후 전남대학교 윤화중 교수가 채보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서울대학교 허윤정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영주 교수,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유소희 수석단원 등 여러 연주자와 연구자들이 음원과 악보를 공유하며 산조는 점차 무대 위로 복원됐다. 김은수는 약 42분에 이르는 산조 전곡을 원 음원의 흐름을 최대한 충실히 따르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후반부에서는 ‘거문고를 위한 씻김_길닦음’이 연주된다. 이 작품은 호남 지역 사령굿 절차 가운데 하나인 ‘길닦음’을 음악적으로 재구성한 곡으로, 남도삼현과 굿거리, 긴염불, 제화소리 등 굿의 주요 흐름이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그간 굿 음악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던 거문고를 중심 악기로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음향의 굿 음악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무대는 굿의 의례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굿의 구조를 음악적 흐름으로 정리해 무대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구성은 이태백 교수가 맡았으며, 거문고와 소리, 장구만으로 굿의 흐름을 풀어내는 최초의 시도로 의미를 더한다. 김은수는 이번 작품에 대해 “서른을 갓 넘기고 세상을 떠난 임동식 명인의 넋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은수는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부수석으로 재직 중이며, 무형유산 종묘제례악과 거문고산조 이수자로 활동하고 있다.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을 병행하며 독주회와 협연 무대를 꾸준히 이어왔고, 산조보존회와 풍류보존회, 전통음악실내악팀 등에서 연구 기반의 연주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번 독주회는 그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산조 자료 조사와 해석, 그리고 호남 굿 음악에 대한 탐구가 하나의 무대로 연결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공연은 12월 7일 오후 4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며, 출연진으로는 김은수(거문고), 이태백(장단), 김나영(소리), 김선옥(사회)이 함께한다. 전석 2만원이며, 11월 30일 이전 예매 시 5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한편, 김은수의 이번 거문고 독주회는 임동식 산조의 자료적 복원과 남도 굿 음악의 구조적 재해석을 한 무대에 담아내며, 기록과 연구, 연주가 어떻게 오늘의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