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가 조선 중기 대표 여류 시인 허난설헌(본명 허초희, 許楚姬)의 삶을 재조명한 장편소설 『허초희의 일생』(이동문 지음, 592쪽)을 출간했다.

『허초희의 일생』은 뛰어난 문학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시대와 성별의 벽에 갇혀야 했던 허초희의 고독한 생애를 연대기 형식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 이동문은 풍부한 사료 고증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허초희의 내면과 문학적 열정을 입체적으로 복원해냈다.

허난설헌은 조선 명문가 출신으로, 부친 허엽과 오빠 허봉, 허균 등 모두 당대의 저명한 문인으로 기록된다. 그녀는 명나라 지식인 반지항(潘之恒)에게 ‘천인의 경지에 오른 문장’이라 극찬받을 만큼 천재적 시재(詩才)를 지녔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시대적 제약과 가족의 상실, 정치적 격동기를 모두 견뎌야 했다.

이 소설은 그런 허초희의 삶을 총 18장과 에필로그에 담아, 유년기부터 시문 활동, 결혼 생활과 가족사, 그리고 유작이 명나라에 전해지는 과정까지 그녀의 일생을 치밀하게 구성했다. 독자는 한 여인의 이야기 속에서 당대 조선 여성의 현실과 감정을 함께 목도하게 된다.

작가는 “『허초희의 일생』은 단순한 전기소설이 아니라, 문장이 어떻게 한 시대를 견디고 기억되는가에 대한 문학적 사유”라고 설명한다. 특히 허초희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며, 문학의 지속성과 언어의 의미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허난설헌의 삶을 넘어, 조선 중기 여성 문인의 존재가 지닌 상징성과 그 예술적 울림을 오늘에 되새기게 만든다.

『허초희의 일생』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